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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삼성에게 배워라

끄적거리기 | 2008. 5. 7. 01:54 | Posted by 맥거핀.

광우병에 관련된 정부 기자회견을 보다보니 문득 거기 앉아서 많은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힘겹게 막아내던, 농수산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 이상길 축산정책단장을 비롯한 몇몇 공무원들이 안쓰러워졌다. 그리고 한편으로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먼저, 이상하게 느껴졌던 것은 ‘왜 우리끼리 이러나’하는 점이다. 지금 횡성한우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이 아니다. 혹은 제주도에서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문제가 된 것은 미국소이고, 미국소를 수입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왜 한국의 공무원들이 저기에 줄줄이 앉아서 “미국소는 참으로 안전합니다.” 이런 소리를 하고 있어야 하는가?

미국소가 실제로 안전한지, 아닌지를 떠나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저 자리에는 미국의 농업통상정책관, 축산정책단장이 앉아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소는 참으로 안전합니다.”라고 말하고, 여러 우리나라 기자들이 이에 반박하는 모양새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을 받아 드시는 우리나라 공무원이 저 자리에 앉아서 미국소의 안전함을 항변하는 모양새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도대체 저 모양새를 보고, 정작 저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할 미국의 농업통상정책관, 축산정책단장은 뭐라고 할까? 우리나라 소의 안전함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무한홍보(?)해주시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낄까, 아니면 비웃고 있을까?

하기는 우리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 이상길 축산정책단장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을까. 그들이 비록 ‘한 자리’씩 해먹고 있으나, 결국은 그들도 공무원이고, 거대한 조직사회의 일부분인 것을. 한 때 공무원 사회를 가까이에서(?) 봐온 나이기에, 그들이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잘 안다. 그들이라고 이 미스터리한 논쟁에 끼어들고 싶었겠는가. 손에 든 자료는 부실하고, 기자들은 오늘도 어디선가 새로운 사실을 찾아서 들고 왔을 것이고, 오늘 내가 내뱉은 말들은 인터넷에 토씨하나 안 틀리게 그대로 옮겨져, 그 밑에는 어김없이 악플들이 달릴 것이고....다른 사람이 누군가 이 자리를 대신해 줬으면, 차라리 어딘가 도망쳐 버렸으면...그러나 안하면 장관님한테 깨질 것이고, 장관은 대통령한테 깨질 것이고...어떡하지...어쩌면 좋단 말이냐.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506180013

나도 위의 강양구 기자처럼 말하고 싶다. 아니 적어도 최소한 그랬으리라고 믿고 싶다. 적어도 이번 협상이 미국의 압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고, MB도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았으나, 미국의 압박에 의해서 억지로 도장을 꾹 찍어줬다고 믿고 싶다.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아무런 압박이 없이 MB가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 나서서 이 협상을 이렇게 만들었다면? 사실 이 쪽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그런 것이라면 아무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정부가 취할 태도는 하나다. 위 기자의 말대로 지금이라도 미국의 압박에 의해서 억지로 이 협상이 진행되었음을 시인하고, 지금에 와서는 어쩔 수 없으니, 국민들 스스로 조심하시는 수밖에 없다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최대한 관리하겠다고. 그리고 너무 죄송하다고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이는 단순히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협상의 실무자들, 관련 장관들, 관련 수석들은 물론이고, MB의 거취도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나 MB,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계속 이렇게 안전하다-아니다의 상황으로 사태가 진행되는 것은 이쪽에도 위험하지만, 저쪽에도 위험하다. 결론이 날 수 없는 문제로 계속 싸우는 것은 사태를 점점 커지게 만들뿐이다. 지금이라도 미국의 압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한다면(혹 스스로 나서서 협상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몇몇 수석들, 몇몇 장관들 인력시장에 보내는 선에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

저번 박미석 수석 때도 그러더니 MB는 아랫사람들을 너무 사랑해서 탈이다. 왜 그리 모두 한꺼번에 데리고 가지 못해서 안달인가. 이 점에서 MB는 ‘삼성’에게 배울 필요가 있다. 이른바 도마뱀 꼬리자르기 전략. 도마뱀이라고 제 꼬리를 자르고 싶겠는가. 다 살기 위해서 그러는 것 아닌가. 회장 살리려고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사장 등이 발 벗고 나서고, 결국은 아들 살리려고 회장까지 나서지 않는가. MB가 아랫사람들을 생각해서 차마 말하지 않는다면, 아랫사람들은 다 뭘 하는가. 그리고 조선, 중앙, 동아 등 MB의 충실한 벗들은 모두 뭘 하는가. 그래도 밑의 이 늙은이는 비록 노망 섞인 말이긴 하나, 이리 충심을 보이는데.

http://www.dailian.co.kr/news/n_view.html?id=110530&sc=naver&kind=menu_code&keys=1



그리고 우리가 도마뱀을 잡기 위해선?
그 머리를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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